경제 에세이 - 오건영 FOMC,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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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 에세이 - 오건영 FOMC, 금리

by 리코재테크 2023. 2. 9.

2월 9일 경제 에세이 - 오건영 FOMC, 금리


오전 회의도 있고… 1박 2일 연수도 받다보니 금주 에세이를 거의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뭐.. 지금 시장이 바라보는 게 뭔지는 기존 에세이에 대부분 적었으니 큰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금일 에세이 간단히 적어봅니다.

일단 연준 매파 중 한명인 월러 이사가 등판했죠. 잠시 생각해보면요.. FOMC에 들어오는 19명(파월 포함) 중에서도 입김이 강한 사람들이 몇 있는데요… 입김은 원래 강한 게 아니라 강해지는 과정을 거치곤 하죠. 그 과정은 아마도… 시장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측을 하고.. 그들의 주장이 맞아떨어질 때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 “봐라.. 지난 번에 내가 한 말이 맞지 않았냐..”라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만들어져 가는 게 아닐까 합니다. 특히 지난 해에는 세 명의 적중률이 높았죠. 불라드, 월러, 그리고 에스더 조지였습니다. 그 중 에스더 조지 총재는 1월 말로 은퇴를 하셨구요(개인적으로 이 분 코멘트 많이 봤었는데 아쉽습니다.) 불라드 총재는 상당한 파괴력을 갖고 있지만… 지난 해 하반기에 빨리 올리고 빨!리! 내!리!자!라는 얘기를 해서 파월의 미움을 좀 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해 11~12월로 가면서 금리 인하 얘기를 슬쩍 빼버리더군요… 시장에서 올해 연말 금리 인하 기대를 모락 모락 피워올릴 수 있게 해준 장본인이기에 살짝 좀 곤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제대로 남는 건 월러 이사인데요.. 지난 해 매파 코멘트를 불라드와 함께 강하게 주장하면서 거의 투톱을 형성했죠. 이 분하고 함께 등판한 분이 뉴욕 연은의 윌리엄스 총재입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실질 금리를 가지고 자주 얘기하곤 하는데요… 실질 금리 얘기는 주말로 패스하구요(얘기하려면 꽤 깁니다) 월러와 윌리엄스 코멘트에서 새롭게 대두된 부분을 언급해드리죠. 네… 시장의 예상보다 길게… 제약적 금리를 유지하겠다라는 얘기를 했죠. 지난 해 11월부터 연준은 긴축을 세단계로 나누죠. 하나는 얼마나 빨리 올릴까.. 두번째는 얼마나 높게 올릴까.. 마지막으로는 얼마나 오랜 기간 그 높은 금리를 유지할까.. 이겁니다.

일단 첫번째 금리 인상 속도는 이제 어느 정도 테이블 밑으로 내려간 듯 합니다. 그리고 시장은 지금 얼마나 높게 올릴까에 관심을 쏟고 있죠. 최종 금리 상단이 5%냐 5.25%냐.. 5.5%냐.. 이게 지금 시장에서는 화두가 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연준 이사들도 5.0~5.25%를 베이스 시나리오로 해서 매파적인 위원들은 5.25~5.5%를 얘기하는 정도죠. 다만 그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some time 정도로 두루뭉실하게 언급하는 정도였구요..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 정도… 이 정도가 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월러와 윌리엄스는 긴축의 마지막 단계인 얼마나 오랜 기간 유지할지에 대한 카드를 꺼내들었죠. 이 카드를 꺼냈다는 것은 어디까지 금리를 올릴까.,.. 를 담론으로 하는 긴축 방법은 이제 시장에 어느 정도 녹아들었다는 얘기일 겁니다. 그리고 이제 고금리 지속 기간으로 승부하겠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최종 금리를 5.25%까지 올리느냐… 5.5%까지 올리느냐.. 이건 아직 화두에 남아있습니다. 다만 상반기 중 추가 2차례의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이후에는 1번 정도 카드가 남을 것이구요… 이 이상으로 올렸을 때 경제가 받는 충격이 클 수 있기에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살짝 높은 정도의 금리 인상으로 마무리를 할 것 같습니다. 대신 그렇게 높은 금리를 꽤… 길게 이어가려고 하겠죠. 단, 여기서의 전제는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가 잘 버텨준다는 전제가 깔립니다. 그런데요.. 4.5~4.75%에서도 전혀 굴하지 않고 강하게 밀어올리는 시장을 보면… 그리고 반세기 최저 수준을 보여주는 실업률을 보면… 이렇게 잘 버텨준다면 제약적인 레벨의 금리를 꽤 오랜 기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뿌리 뽑고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혼을 내되 학생이 울면 절대 안됩니다. 그게 가장 어려운 미션인데요… 학생이 울려고 할 때까지 혼을 내는 거죠. 문제는 울 듯 하면 멈출 것이라는 것을 아는 학생은 혼나는 게 끝날 것 같으니까 울지 않고 계속 버티죠. 그리고 울지 않는 학생을 보면서 선생님은 계속 혼을 냅니다. 지금 연준과 시장의 구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금리 인상의 지속 기간이 이제 서서히 화두로 떠오른다는 점을 언급해드렸구요.. 다음으로는 파월 의장의 인터뷰 관련 말씀을 드립니다. 인터뷰 중 나왔던 디테일 중에 저는 지금 임금 구조나 서비스 물가가 일시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이라고 했던 파월의 코멘트가 상당히 신경 쓰였습니다만 이 얘기는 주말 에세이로 패스하구요… 큰 틀에서 파월이 왜 강한 매파 기조를 보이지 않는지에 대한 답을 드려보겠습니다.

연준이 걱정하는 것은 물가죠. 성장의 둔화를 받아들여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만 성장 둔화없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면 굳이 경기 침체를 만들 필요가 없죠. 연준의 걱정은 빠른 금리 인상으로 성장은 빠르게 주저앉는데 물가가 안잡히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일시적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는 성장 둔화가 크더라도 물가를 잡기 위해 추가적인 긴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예고하면서 각오하자라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참 다행스럽게도 물가는 빠르게 낮아지는데 성장은 생각보다 잘 버텨주는 거죠. 그럼 굳이 지금 판을 깨면서… 자산 시장을 무너뜨리고 성장을 인위적으로 뒤흔들면서 지금의 흐름을 깨는 게 좋을까.. 아니면 조금 더 지켜보면서 성장은 잘버티는데 물가는 내려오는 지금의 그림이 이어지는지를 보는 게 좋을까… 파월 의장은 후자를 보는 듯 합니다.

지난 해 6~8월 사이 뜨거워지는 자산 시장을 보면서 파월 의장은 잭슨홀에서 상당한 임팩트를 남겨주었죠. 그리고 시장의 예상을 깨면서 추가 2차례의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금융 시장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죠. 그런데요… 그 충격의 과정 속에서 영국 국채 시장이 혼선을 겪었고 미국 국채 시장 역시 위험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죠. 그리고 달러 강세로 인해 이머징이 다 죽는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긴축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 대두된 거죠. 그래서 11월 초부터 바로 속도 조절에 들어가게 되죠. 8월 말에 크게 으름장을 놓고 11월에 속도 조절을 한다…. 속도 조절 이후 다시 회복되는 시장을 보면서 다시 으름장을 놓으면… 또 주저앉고… 그럼 또 달래주고… 이런 그림이 반복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하나 더.. 지난 해 8월 잭슨홀에서는 으름장을 놓은 다음에 임팩트를 크게 남기기 위해 75bp금리 인상을 두 차례 더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강한 으름장을 놓는다면… 그 이후에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요. 6%까지 금리를 올리는 건 좀 부담되지 않을까요. 연준은 현재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25bp씩 2~3회를 보고 있는데.. 여기서 그 판을 화악 깰 수 있을까요.. 카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잭슨홀 때처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의외로 성장이 잘 버티는데 물가는 내려오는 행운… 이 행운이 이어지는지를 보고자 하는 의도.. 그리고 쓸 수 있는 추가 긴축 카드가 8월보다 제약적이라는 점은 파월이 기존처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봅니다. 빗나가려는 시장을 위로 빗나갈 때는 혼내고… 아래로 밀리면 받쳐주고… 이걸 지난 해 8월에는 갈구고… 11월에는 달래고.. 올해 2월에는 다시 갈구고.. 올해 5월에는 달래고.. 이렇게 가는 게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연준도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그보다는 연준이 원칙을 정하고 그걸 시장이 받아들이도록 소통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이제 연준 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연준이 5~5.25%까지는 인상할 것이라는 확률이 크게 높아졌죠. 그리고 금리 인하 기대도 12월 정도에 한차례 인하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연준 선물 시장이 연준의 의도에 어느 정도 부합되게 움직이고 있죠. 당연히 채권 시장도 따라올 겁니다. 2년과 10년 미국 국채 금리는 큰 폭 반등에 성공했구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달러가 강세 전환했다는 점이죠. 달러원 환율 기준으로 1260원 수준까지 반등했습니다. 다만 다른 건 주식 시장이죠. 2월 FOMC직후에는 달러 약세, 금리 급락과 함께 주식 시장이 환호성을 질렀는데요… 이번 파월 인터뷰 직후에는 달러 강세, 금리 상승과 함께 주식 시장이 환호성을 질렀죠.

두가지 해석이 가능할 겁니다. 하나는 미국의 성장이 탄탄해서 이런 그림이 나타나고 있다는 거죠. 미국 성장이 강하면 달러는 강하고… 금리는 오를 겁니다. 대신 미국 주식 시장이 정말 탄탄한 흐름을 보이겠죠. 다른 하나는 채권 및 외환 시장은 연준의 긴축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주식 시장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거죠. 네.. 채권 시장과 주식 시장의 동상이몽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느 쪽이 맞을까요.

물론 둘 다 일리있는 얘기일 수 있는데요… 일단 지금은 연준의 의도 하나 하나에 시장이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점, 특히 피벗에 대한 기대가 과도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죠. 다른 하나는 주식 시장 중에서도 어느 시장이 강한지를 보는 겁니다. 미국의 성장이 강해서 금리가 오르는 경우에는 나스닥 성장주보다는 다우나 S&P500이 보다 강하지 않을까요. FOMC 직후와 파월 인터뷰 직후 흐름을 보면 다우나 S&P500보다는 나스닥이 보다 강한 흐름을 보입니다. 이걸 보면 약간은 동상이몽 쪽에 무게가 실리지 않나 싶습니다. 흐름을 조금 더 보시죠.

연 이틀 에세이를 못썼더니 드릴 말씀이 많았네요.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페이스북 오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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