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세이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FOMC, 금리,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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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 에세이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FOMC, 금리, 인플레이션

by 리코재테크 2023. 1. 30.

다음 주에는 FOMC도 있구요… 오늘 PCE발표도 있으니 미국 및 글로벌 얘기하느라 일본을 다루지 못할 듯 하여… 오늘 일본 얘기를 잠시 드려볼까 합니다. 지난 주 금융정책회의에서 일본중앙은행은 현 수준의 마이너스 금리와 YCC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죠. 변화 가능성을 높게 봤던 시장 참여자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이런 변화를 예상했던 데는 이유가 있었죠. 일본중앙은행은 10년 국채금리 상한을 0.5%로 유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0년 금리가 0.5%를 분명히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에 10년 금리가 수시로 0.5%를 넘나들고 있었던 거죠. 이걸 제압하려면 10년 국채를 마구잡이로 매입을 해줄 수 밖에 없습니다. 10년 국채 시장에 돈이 모자라서 금리가 튀는 것인데.. 이걸 제압하려면 여기에 돈을 살포할 수 밖에 없죠. 

중앙은행이 돈을 살포할 때는… 10년 국채를 사들이면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워낙 금리 상승 압력이 높다보니… 일본중앙은행이 사들이는 국채 규모가 엄청난 거죠.. 답이 없는 겁니다. 게다가 10년은 어떻게 저떻게 막고 있었는데… 9년, 8년, 7년 등의 영역에서는 제어가 없으니 금리가 하늘로 치솟는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10년보다 7년의 금리가 높아지는 기현상도 나타나는 것이죠. 

일본의 채권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일본중앙은행이 사들이고 있으니… 작은 연못에 고래가 들어와서 그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겁니다.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마비가 되는 거죠.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서 시장 가격을 만들어내는 데 있죠. 그런데요… 일본중앙은행이 나서서 0.5%위로는 안된다!!라면서 전체 채권 시장의 물을 흐리고 있으니… 일본의 자본 시장이 이렇게 되면 마비가 될 수 밖에 없다.. 라는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맞는 것이.. 초등학교 축구 대회에 자꾸 국가 대표팀 성인 선수들이 들어와서 와일드카드로 계속 뛰면… 초등생들은 퇴장할 수 밖에 없는 원리와 같죠. 

이렇게 계속해서 돈을 공급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다는 것이 1번, 이렇게 일본중앙은행이 국채를 마구 사면… 자본 시장 기능이 마비된다는 것이 2번입니다. 이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요.. 깜짝… 동결한 거죠… 그럼 의문이 생깁니다. 앞의 1,2번은 어케할건데?? 라는 질문이죠.. 여기에 대해 우선 구로다 총재는 지금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단어네요… 이것도 할 얘기는 많은데요… 유가가 하락한 만큼 어느 정도 물가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데는 동의합니다만… 음… 이건 다시 다루어보죠.. 

물가는 그렇다치고… 그럼 자본 시장 마비는…?? 이건 어케할 거임?? 이라는 질문에 대해서 일본중앙은행은 이렇게 답합니다. 중앙은행이 계속 사면 안되니까… 시장 참여자들이 국채를 사게 해야지.. 라는 얘기죠. 그리고 그 시장 참여자로 일본시중은행을 지목합니다. 일본 시중은행이 바보인가… 장기채권의 금리가 더 올라갈 것 같은데… 왜 국채를 살까.. 이런 생각이 들죠. 장기 금리가 0.5%위로 계속 솟을 것 같은데… 왜 지금 0.5%도 안되는 금리로 국채를 시중은행들이 살 이유가 없죠… 그런데요.. 여기에 묘수를 던집니다. 공통담보자금공급 오퍼레이션이라는 것을 시행한 겁니다. 공통담보…. 라는 얘기는 중앙은행이 돈을 찍을 때.. 담보를 받는데… 정해진 특정 자산(예를 들어 국채)을 담보로 돈을 찍는다는 얘기입니다. 공통담보를 바탕으로 돈을 공급하는… 자금을 대출해주는 오퍼레이션을 한다는 거죠. 이게 뭔 소리냐… 이게 원래 기존에도 하던 겁니다. 

일본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대출을 해주고 있는데요.. 2년짜리 대출입니다. 이거 대출 금리를 0%에 해주고 있는데요.. 안전한데.. 좋은데 쓰라면서 대출해주고 있습니다. 좋고 안전한데??? 네.. 일본국채 사는데 쓰라는 겁니다. 국채 사는데 왜 이 대출을 받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만약 일본2년 국채 금리가 0.1%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네… 시중은행은 0%에 대출받아서 0.1%국채를 사면 됩니다. 만기도 2년 대출 받아서 2년 만기 국채를 사니.. 이건 그냥 꿀이죠. 와.. 떼돈 벌겠다… 라고 생각하시면 안되는 것이.. 날이면 날마도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돈은 언제든 빌릴 수 있지만.. 일본 2년 국채 금리가 0%위로 치솟는 날이 많지 않다는 게 포인트죠. 네.. 솟는 순간 돈을 빌려서 사들이니.. 이렇게 되면 2년 금리가 0%위로 올라가는 것을 자동으로 시중은행들이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걸 2년 만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0년까지 늘리겠다는 거죠. 예를 들어 5년 짜리 대출을 해주면서 금리를 0.15%에 해줍니다. 그럼 5년 국채 금리가 0.15%를 넘는 순간… 5년 대출을 0.15%에 받아서 이 국채를 사들이면 되는 것 아닌가요? 네.. 10년도 마찬가지가 됩니다. 예를 들어 10년 대출 금리를 0.45%로 하는 겁니다. 그럼 10년 국채 금리가 0.45%를 넘는 순간 대출을 받아서 이 국채를 사들이면 되는 거겠죠. 네.. 은행들로 하여금 국채를 사들일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해주는 겁니다. 그럼… 금리가 5년은 0.15%고… 10년은 0.45%냐.. 그건 아니구요… 이른 바 “싯가”라고 얘기합니다. 그 때 그 때 시장 상황에 맞춰서 적절한 대출 금리를 안내해주고… 거기에 맞춰서 사들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이게 중기적인 포석도 있는 듯 합니다. 예를 들어 향후에 10년 국채 금리 상단을 0.75%로 바꾸어도… 이 금리마저도 뛰어넘으려는 흐름이 나타나면… 0.7%에 대출해주겠다고 할 수도 있겠죠… 싯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겁니다. 관련 기사를 인용합니다. 앞의 내용을 충실히 읽으신 분이라면 이 암호해독 같은 기사도 읽히실 겁니다. 

“일본은행(BOJ)이 자금공급 금리를 유연화하기로 했다. 18일 일본은행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금융정책결정 회의에서 일정한 담보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에 자금을 빌려주는 '공통담보자금공급 오퍼레이션'의 대출이율을 유연화하기로 결정했다.

대출이율은 원래 '연 0%'였으나 '국채시장 실세를 근거로 금융시장 조절 방침과 정합적인 수익률곡선 형성을 촉진한다는 관점에서 대출할 때마다 결정하는 이율'이라고 수정했다. 이 오퍼레이션에서 일본은행은 10년까지 자금을 대출할 수 있게 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이 일정 금리로 5년 등 장기자금을 대출함으로써 국채 투자를 유도해 국채 금리 하락을 촉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작년 12월 해당 오퍼레이션을 통해 금융기관에 2년간 제로 금리로 자금을 대출해 2년물 국채 금리 하락을 유도했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국채 매입으로 채권시장의 기능이 저하된 가운데, 중앙은행이 직접 국채를 사지 않아도 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연합인포맥스, 23. 1. 18)

읽히셨나요? 네… 그럼 일본중앙은행이 사들이는게 아니라.. 일본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대출해주고.. 시중은행이 국채를 사들이는 구조가 되는 거죠. 그 효과가 나타나는 듯 합니다. 기사 인용합니다. 

“BOJ는 국채와 회사채를 담보로 은행에 5년간 자금을 대출하는 '공통담보자금공급' 오퍼레이션을 이날도 실시했다. 전날 1조3억엔이 낙찰된 것에 이어 이날은 모두 5천770억엔을 공급했다. 공통담보자금공급은 BOJ가 '시장 금리'로 5년 등 장기자금을 대출함으로써 국채 투자를 유도해 국채 금리 하락을 촉진하려는 것이다.

전날 대규모 자금 공급에 힘입어 수익률 곡선의 왜곡이 사라졌다. 10년물보다 높았던 8년물과 9년물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10년물 금리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이날 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스프레드는 크게 축소됐다.”(연합인포맥스, 23. 1. 24)

네… 그럼 모든 문제는 해결된 것인가.. 일단 단기로는 앞의 1,2번 악재들을 벗어나는 묘수를 둔 것처럼 보이는데요… 문제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벌어져있는 이상은 근본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나 더… 시장에 중앙은행이라는 고래가 아니라.. 일본 시중은행이 들어와서 국채를 사들이니… 이제 시장 기능이 돌아왔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시장 기능의 핵심은 가격 발견입니다. 근데.. 그 가격을 일본중앙은행이 “싯가”라고 하면서 정해서 찍고 들어오니… 시장의 기능은 사실상 크게 제약된다고 볼 수 있죠. 네.. 임시방편은 될 수 있어도 근본은 해결이 어렵습니다. 지난 주 정책 동결과 함께 크게 밀려내려가면서 한 때 10년 국채 기준으로 0.37%까지 하락했던 것이… 벌써 0.46%까지 밀려올라오면서 0.5% 상단이 다시 보이는 분위기입니다. 

그럼 이런 오퍼레이션을 한 이유가 뭘까요… 시간을 끌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효과가 적절하면 미국이 금리를 내려주는 시간까지 버텨주면 베스트인데..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보이구요… 지난 12월 20일 YCC를 0.25%에서 0.5%로 올렸던 그 변화… 그 변화의 효과가 어떤지를 조금 더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그리고 4월 구로다 총재 교체 이후까지의 안정을 만들어내는데는 필요했다고 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네.. 일본중앙은행의 묘수(?)인 공통담보자금공급 오퍼레이션에 대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래도 금욜입니다. 즐거운 금요일되시구요, 주말 에세이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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